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북한의 핵개발 동기와 의도, 그리고 비핵화를 위한 협상과정을 분석했던 반면, 본 논문은 북한의 핵억제론 자체에 관한 연구로서, 핵억제 교리(또는 핵교리), 미국 안보전략과의 관계, 핵전략과 한계, 핵운용 유형 등을 규명한다. 북한은 2003년 6월 최초로 “핵억제”를 주창한 이후 국가주권 보호와 전쟁방지가 목적이며 핵이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일관해왔다. 핵억제 주장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과거의 수사에서 크게 선회한 것으로서, 핵억제 필요의 근거로 9.11 이후 미국이 채택한 선제공격론을 들고 있다. 북한의 핵교리는 2013년 4월 핵보유법제화와 여타의 정부 성명 및 매체들을 통해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냈다. 북한의 핵억제는 핵능력의 비대칭성으로 미국의 확장억제에 비교되지 않아 억제력의 효용은 제한된 반면, 모호성을 통한 위협의 고저조절, 합리적 비합리성의 연출 등으로 일정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북한의 핵운용은 핵군축협상 주장과 군사적 균형 변화 추구 등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현상타파> 전략을 꾀하고 있다. 본 연구는 핵능력의 비대칭적 상황에서 핵약소국이 현상유지 타파를 추구하는 핵운용 전략을 조명해주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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