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전단지와 자유 세계 각종 소식이 담긴 소책자 속에 함께 넣어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이야기”를 담은 전작장편소설.
작가는 남북분단으로 인해 〈한국 현대소설문학의 공간적 반쪽현상〉과 〈왜소성〉을 발견, 이를 극복하는 장편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30년 넘게 북한을 연구하며 소설을 써온 북한전문가 겸 현역작가. 장편소설 《하늘 강냉이》, 《청해당의 아침》, 《퇴함》 등 주로 조국분단 관련 소설을 많이 발표해 온 그의 소설작품 속에는 언제나 남북한이 공존하며 〈한국 현대소설문학의 공간적 반쪽현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와 문학적 주제가 빛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작가의 전작장편소설 《애드벌룬》은 옥산장씨 31대손이자 평안북도 대지주였던 정진관 일가가...
[사회/문화]
...포섭되는 체제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에서 노동일상은 공적 구조의 실제 작동 메커니즘과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국가적 상징과 조국이나 민족과 같은 국가주의적 담론에 감염되어 노동을 향해 쇄도해가는 ‘붉은 깃발을 든’ 영웅적 노동이나 국가의 강제된 노동에도 죽거나 꺾이지 않고 면면히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은폐된 저항의’ 노동은 결코 다른 장소와 시간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공간과 시간상으로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노동일상은 그것을 모두 포괄하며 구별하지 않는다. 그러나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권력의 담론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회주의 노동자들의 행태(行態)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사회/문화]
...한가운데 있었다. 가령, 주세죽이 스탈린 치하에서 한인 강제이주의 참담한 현장에 던져졌을 때 허정숙은 연안에서 모택동에게 혁명전략을 배우고 있었고, 고명자는 경성에서 친일잡지의 기자 노릇을 했다. 해방공간에 허정숙과 고명자는 38선의 북쪽과 남쪽에 있었고, 허정숙은 김일성의 측근이었고, 고명자는 여운형 옆에 있었다.
이들은 혁명의 여정에서 남편을 잃고, 투옥되고, 고문을 당하고, 아이를 잃고, 마침내 시베리아에서, 평양에서, 경성에서 외롭게 죽어갔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식민지 조국의 국민이 되어 일상은 깨지고 생활은 투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래서 세 여자는 자연스레 삶을 역사에‘올인’했고, 재산도 버렸고 애인과 가족도 버렸고 더 버릴 것이 없을...
[학술논문] 오장환 시집 붉은 기에 나타난 혁명적 낭만주의에 관한 고찰
...현실참여적 화자의 전면화와 낙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식의 표출, 그리고 사회주의 사회의 구현을 위한 공동체적 연대감의 정서화와 같은 특징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특히 찬가나 송가형식을 채용한 시적 형태는 이러한 시인의 의도를 구현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고도 적절하게활용되었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사회주의 이념에 대한 예찬의 정서를 표면화하는 시인의 내면의식이조국의 통일이라는 대의명제에 대한 신념을 표출하고자 하는 의지와 관련되어 드러난다는 점은 그의 시가 지닌 고유한 본질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오장환의초기시에서부터 일관된 ‘고향의식’의 문제와 관련되는 바, 이 시집을 통해 그가 가장 관심을둔 것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차창에 비친 풍경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학술논문] 재일조선인의 평양 체험 -유미리, 『평양의 여름휴가-내가 본 북조선』과 양영희, 『가족의 나라』를 중심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또 하나의 조국 공간으로서 ‘북한-평양’의 복합적 의미망을 점검하고 있다. 세 번의 방북 체험에서 유미리는 작가로서 자신의 ‘비판적 위치성’을 견지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사람과 자연 정경을 대면하고 응시하는 귀향의 과정을 통해 ‘마음이 조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경험한다. 지리적, 이데올로기적으로 분할된 조국의 이방인으로서 데라시네(déraciné)의 시간을 영위하던 작가는 평양 체험을 통해 치유와 환대의 통합적 조국 공간으로서 평양을 인식하게 된다. 일본에서 북한으로 귀국한 재일 2세 오빠들의 삶을 영화와 글쓰기를 통해 조명하고 있는 양영희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중첩된...
[학술논문] 양영희 영화에 재현된 분단의 경계인으로서 재일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정체성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남북한과 일본이라는 국민국가의 틈바구니에 선 재일코리안 디아스포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세 편의 영화는 제주, 오사카, 평양을 횡단하며 구축된 가족의 서사를 질문하는 것을 통해 국민국가가 부과한 경계를 의심하고 ‘가족의 나라’라는 새로운 탈주의 공간을 모색한다. 이 글은 양영희의 영화가 분단으로 한반도에 발생한 두 개의 국민국가가 강력하게 추구하는 통합과 일체감, 조국에 대한 획일적인 교육에 긴장을 일으키고 그것을 이질화시키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조정해가는 과정을 추적하였다. 결국 이들 영화는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혼종적 정체성에서 재일코리안 디아스포라의 미래 정체성을 예견하고 있는데 이는 동북아의 평화와 공존, 남북한의 적대성을 해체하는 작업에서 요구되는...
[학술논문] 분단체제 아래서 재일 코리언의 이동권
...결정도 재일 코리언들의 인권침해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식민지배, 전쟁, 분단과 같은 복합적 비극으로 점철된 재일 코리언의 상황이 오히려 이동권 법리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개혁 공간에서 재일 코리언들의 이동은 지난 개혁 공간에서 해빙기를 맞이하다가 보수정부 아래서 정치적 이유로 점차 부인당하고 있다. 필자는 조선적 재일 코리언으로서 입국을 거부당한 정영환씨, 조작간첩사건으로 인해 일본에서 특별영주권을 상실한 김정사씨, 한통련 조직 활동을 이유로 여권 발급을 거부당한 손형근씨, 분단조국의 국적을 포기하고 무국적자가 되려 한 고강호씨 사례를 국제인권법상의 이동권 관념에 비추어 검토하였다. 검토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조선적 재일 코리언은 역사적 민족적 유대로 인해 고국권을 향유하며...
[학술논문] 해방기 남북한 희곡의 젠더정치 연구
본고는 해방기 혹은 조국 건설시기라 간주되는 8.15 이후부터 한국 전쟁 이전까지 남과 북에서 발표된 연극을 고찰한다. 이 같은 접근은 상이한 체제의 특수성을 간과할 수 있는 것이지만, 당대 연극인들은 이념 성향을 막론하고 정치로부터 분리될 수 없었으며 이들을 움직이는 동력은 공통적으로 민족국가의 건설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 또한 당시 남북한의 연극은 창작주체가 전환기 연극의 임무를 고민하여 관객을 계몽하고자 했던 결과였고, 여성 인물을 배치하는 방식-젠더정치가 작동되는 양상에서 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체제의 연극은 함께 논의될 수 있으리라 보인다. 본론에서는 남한과 북한체제의 극 모두 건국의 동지와 교정 대상으로 여성 인물을 이분화한다는 점에서 흡사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런데 해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