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지식인의 월북과 남북 국어학계의 재편 : 언어정책을 중심으로
...해방정국기에 김두봉, 이극로 등 일제강점기에 한글운동을 주도하던 영향력 있는 국어학자들이 북쪽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이미 정치적, 이념적 분단이 가시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김두봉 등은 남북의 언어분단을 막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민족통일을 실현하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김두봉 등의 월북 국어학자들은 최현배 등 남쪽의 언어 민족주의자들과 언어문제에 대해 동일한 입장을 취했다. 월북 이후 김두봉과 동료들은 김일성대학 조선어문학부와 조선어문연구회의 창립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언어연구와 언어정책을 주도했다. 이들이 한글의 연구와 발전을 위해 채택한 여러 기준은 남쪽과 비슷한 것이었다. 월북 국어학자들은 북한에서 형태주의 문법, 가로쓰기, 한글 전용의 원칙이 정착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학술논문] 북한 언어문화 운동의 역사와 시사점
...‘문맹 퇴치 및 한글 전용 운동’과 ‘문화어 운동’의 두 시기로 나누고, 주요 내용을 기술했다. 제3장에서는 북한 언어문화 운동의 특징과 시사점을 정리하고, 그것과 관련지어 남한의 언어문화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생각해 보았다. 이런 논의 과정을 통하여, 북한의 언어문화 운동이 국가적 지원을 받아 줄기차게 전개된 지속적, 정치적, 대규모의 활동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전체 사회 영역에서 한글 전용을 완전히 정착시키고, 입말과 글말에서의 언어 평등을 이루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한글 전용에 대한 국가의 의지가 강력했고, 말다듬기 운동을 철저하게 진행한 덕분이다. 남한에서도 한글 전용 운동과 말다듬기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아직 한글 전용은 제한적이고, 말다듬기의...
[학술논문] 해방과 개념, 맹세하는 육체의 언어들 ― 미군정기 한국의 언어정치학, 영문학도 시인들과 신어사전을 중심으로
...산포되었다. 이 우리말에의 신념이 일견 영어, 러시어와 적대하는 듯 보이지만, 꼭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남한에서는 미국에서 40년을 산 이승만이, 북한에서는 중국공산당의 인민위원이었고 소련 붉은군대의 대위였던 김일성이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한 사람은 영어를 잘했고, 또 한 사람은 통역없이 스탈린이나 마우쩌뚱과 대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둘 모두 한글전용론자들이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던 개념어와 신어들은 ‘우리말’의 회복이라는 자기정화의 장치를 통과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새 말’ ‘새 나라’라는 담론과 결합한 ‘천재적 대중’이라는 정치 주체, 언어적 주체가 재발견되었다. 왜냐하면 이들에 의해 개념과 생활, 외래성과...
[학술논문] 매체사로 다시 보는 북한문학:『조선문학』 연구 서설
...조선작가동맹 기관지를 전수 조사하여, 제호, 판형, 표지, 조판과 표기방식, 간행횟수, 호별 간행일자, 호별 페이지수, 발행기관과 발행처, 편집진, 정가 등의 시기별 변모를 확인하였다. 가령, 2015년 7월 현재 813호인 누계는 1956년 1월호를 101호로 재규정한 데서 산정된 것이며, 창간 당시 세로쓰기 조판에 한글 전용(숫자만 한자) 표기였던 것이 1957년 2월호부터 가로쓰기 조판에 숫자도 한글 전용으로 정착되었고, 100~300쪽이었던 분량도 1975년 2월호부터 현재의 80쪽 체제로 고정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조선문학』의 편집원리 중 특히 목차 레이아웃과 본문 배열 및 특집(기획) 방식에 주목하였다. 그 결과 편집진이 기관지 상급 기관인 당과 작가동맹의 정책 변화에 따라 당 정책의 전달과 개인숭배의...
[학술논문] 북한의 한문교육과 그 추이
일제 식민시기를 거쳐 해방과 그 이후의 북한 어문정책은 기본적으로 ‘언어=민족’이라는 언어내셔널리즘을 배후에 둔 한글전용(국문전용)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한글(국문) 전용의 길에 방해가 되는 표기와 그 사용을 적극 배제하였다. 현재까지 북한의 어문정책은 언어내셔널리즘의 완결체를 보여준다. 국가가 법제로 한글 전용의 완성을 강제하는 것은 근대 국민국가 성립시기에나 있을 법한 발상이다. 이는 어문생활의 사회적 요구와 현재의 어문 환경을 외면한 국수적 언어내셔널리즘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북한의 어문정책은 현실의 어문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언어내셔널리즘의 과잉 표출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북한의 한문교육은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축소되어 고급중학교 3학년에서만 배운다. 이는 이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