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다시피, 2020년 7월 2일 러시아는, 2024년으로 예정된 현 대통령직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푸틴(Vladimir Putin)이 연이어 6년씩 두 차례, 총 12년간 대통령직을 또다시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파격적인 헌법개정을 단행하였다. 본 개헌안은 국민투표 결과 대략 68%의 투표율과 무려 78%에 육박하는 높은 찬성률을 보이며 통과됐고, 푸틴은 이로써 ‘선거에서 패하지만 않는다면’ 2036년까지 크렘린(Kremlin)의 주인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었다.
물론 필자를 포함해 일각에선 푸틴이 결국에는 종신집권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해왔지만, 그간 러시아 국내외적으로 ‘푸틴 이후’에 관한 논의들 역시 상당했음을 감안할 때, 이번 개헌이 매우 진부한 이야기의 싱거운 결말처럼 읽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권좌를 지킬 가능성을 약간이나마 지니고 있는 통치자가 스스로 권력을 포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번 개헌이, 10여 년 넘게 이어진 전지구적 저유가 기조 및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촉발된 서방측의 강도 높은 경제제재 탓에 이미 경기침체가 만성화된 데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의 여파까지 겹친 초유의 악재 속에서 추진됐음을 고려할 때, 그 결과가 다소 의외인 측면도 없진 않다. 실제 나발니(Alexey Navalny)를 필두로 한 러시아의 야권 진영은 개헌의 내용상 비민주성은 물론 절차상의 불공정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해왔고, 이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만만치 않은 상황 속에서, 나발니에 대한 정권측의 독살시도 의혹까지 불거지며 최근 사태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소위 러시아의 ‘푸틴 체제’ 하에서 푸틴 대통령은 왜 현재 시점에 사실상의 종신집권을 추진하게 되었는가? 나아가, 향후 ‘푸틴 체제’와 러시아 정치는 과연 어떠한 진화 경로를 보여주게 될 것인가?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러시아가 한반도에 대해 가지는 전략적 함의는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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