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대화국면 이후 북한 비핵화가 다시 난항을 겪으면서 북한 핵위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실험은 없었지만, 북한은 2020년 3월에만 4차례에 걸친 단거리발사체 발사를 감행했고, 그들의 ‘전략타격력’을 10월 10일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과시하였다. 설혹 미북 비핵화 협상이 다시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북한 핵능력 해체 이전까지는 북한 핵위협을 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2020년 7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경두 前 국방장관은 재래전력으로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책은 무엇인가”라는 질의에 대해 정 前 장관은 한∙미 간에 맞춤형 억제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미국의 핵우산이 보장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우리 군의 재래식 무기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국방력을 건설해 나가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핵무기를 재래식 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보충 질문에는 “파괴력 있는 첨단무기들을 보유하면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재래전력에 의한 북한 핵위협 억제는 박근혜 정부의 ‘3축체계’ 개념에서도 제시되었는데, 이는 자체 핵개발이나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대안 대신 ‘킬체인’(Kill-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대량응징보복’(KMPR, 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 구축을 통해 첨단 재래무기체계로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겠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문재인 정부 들어 ‘전략적 타격체계’(킬체인, KMPR), ‘한국형 미사일방어능력’(KAMD) 등의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으로 바뀌었다.
재래전력만으로 북한 핵위협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끊임없는 의문이 제기되었는데, 핵무기가 주는 파괴력, 심리적 타격, 그리고 이를 이용한 전략적 협상능력 등을 재래무기로 상쇄할 수 없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말은 ‘자주국방 능력 강화’를 외치지만, 사실상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없다면 무력화될 수밖에 없는 대응개념이다.
본 이슈브리프는 현재 우리 군의 재래전력을 통한 북핵 억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형 ‘3축체계’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북핵 대응에 있어서 그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결국 자체 핵능력의 뒷받침이 없거나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이 부재한 상태에서 재래전력만으로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겠다는 것은 공허한 구호에 가깝다. 자체 핵무장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했을 때, 미군 전술핵 재반입 혹은 한∙미 간 핵공유 가운데 적어도 하나의 조치는 실현되어야 재래전력과 핵능력의 연계를 통한 북핵 억제 전략도 그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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