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 공식적인 탈북민 수는 3만 4천여 명이다. 하지만 통계 수치만으로는 우리 주변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탈북민이 거주하고 있는지 실감하기 어렵다. 숭실대학교 김의혁 교수님께서 한 강의에서 한국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편의점 브랜드, CU와 GS25의 점포 수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비교하신 적이 있다. 일상에서 매일 스쳐 지나가는 편의점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수인지 실감할 수 있다. 단순 계산해 매일 편의점을 지나는 것만큼 탈북민과 접촉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평통이 실시한 인식조사(2023)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78%는 탈북민을 만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물리적인 분리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왜 대다수 한국인은 일상에서 탈북민을 접촉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일까? 탈북민이 주로 출연하는 몇몇 방송을 제외하면 왜 탈북민은 우리 눈에 띄지 않는 것일까? 이 연구는 이러한 질문을 토대로 시작되었다.
사회에서 법적·제도적으로 인정되는 폭력의 범주는 비교적 명확하다. 한국은 비교적 비폭력적이며 안전한 사회로 인식된다. 그러나 실상 우리 일상의 폭력은 더 교묘하며 일상적으로, 구조적·개인적 차원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학교 폭력을 생각해 보면, 이를 이해하기 쉽다. 과거에는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방식으로 폭력이 가해졌다면, 최근 발생하는 학교 폭력은 지속적인 모멸감을 가하는 방식처럼 미묘하게 전개된다. 이처럼 일상에서 되풀이되어 발생하며, 교묘한 방식으로 가해지기에 피해자조차 ‘정상’으로 수용하거나 최소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인식하는 폭력을 ‘일상적 폭력(everyday violence)’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탈북민들이 경험하는 한국은 어떠한 사회일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것만큼 비폭력적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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