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합의를 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모양새로 마땅히 반가워해야 할 일이지만 과거의 망령 때문인지 바라보는 마음은 씁쓸할 뿐이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 2월 23~24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3차 고위급 회담의 합의내용을 29일에 발표한 것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양측이 각기 발표한 합의 내용 간에 미세한 차이점에서 첨예한 쟁점을 서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양측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서로 속내를 감추고 만들어진 합의가 어디까지 지탱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막막해질 따름이다. 모호한 합의를 만들어 놓은 까닭에 늘 빠져나가는 구실이 많았던 북한의 과거 모습이 망령으로 되살아오는 듯하다.
미국 측 발표에는 영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복귀 그리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북한이 합의하였다. 미국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하지만 북한이 대가로 얻는 것이 24만 톤의 식량지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금년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 잔칫상을 차려야 하는 북한이 식량부족분을 해결하기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얼핏 보면 북한이 통 크게 많은 부분을 양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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