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북한의 연극계가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수용한 이래 기존의 연극인들과 신진연극인들 사이에서 발생했던 행동분석법 논쟁의 원인과 한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북한의 행동분석법 논쟁은 공연 연습 현장에서 대사를 언제 어떻게 익힐 것인가와 결부되어 발생했다. 기성 배우들은 대사를 암기하는 것을 넘어 억양까지도 탁상연습 단계에서 완성시킨 후 행동연습을 하곤 했다.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기성 배우들의 대사가 지닌 기계적인 성향이 더욱 부각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행동분석법이 각광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탁상연습에서 분석한 내면적 심리적 행동이 실제 행동연습 단계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단지 탁상연습에서 설정한 서브텍스트가 행동연습에서 외면적 육체적 행동으로 그대로 구현되리라는 기계적 관계를 설정한다. 이러한 한계는 행동분석법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일이 1960년대 중반부터 당의 문예정책을 총괄하기 시작하면서 행동분석법을 전파하던 소련 유학파들은 연극현장에서 배제됐고, 북한연극은 <성황당>식 ‘혁명연극’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어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은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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