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에 대한 지원정책을 점차적으로 확대하여 학교생활에서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체계(가정, 학교, 또래 등)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에서 기인(起因)하는 정신적·물리적 피해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인 ‘훈이’가 학교생활에서 겪은 폭력 피해사례를 통해 그가 살아온 경험을 이야기하고, 그 피해 경험의 의미를 밝혀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을 통해 들여다 본 ‘훈이’의 삶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구성할 수 있었다. 첫째, 가정폭력과 분리(分厘)경험, 둘째, 편견과 마주침, 셋째, 괴로움과 은밀함, 넷째, 학교폭력의 비통함, 다섯 째, 악몽 같은 피해경험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훈이’의 삶을 통해 구성된 피해 경험은 세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첫째, 학교폭력 사건 이후 반 친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쓸쓸히 혼자가 됨, 둘째, 담임선생님의 차별과 편견으로 피해자에서 문제아로 낙인 됨, 셋째, 피해에 대한 어떠한 치유나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 채 학교에서 설 자리를 잃었고,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되는 이야기로 의미화 되었다. 폭력의 희생양이 된 ‘훈이’의 이야기를 통해 펼쳐진 삶의 궤적은 단순히 한 개인의 사적 영역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더 나아가 그 사회를 둘러싼 사회 구조적 문제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반학교의 교사들은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교수법이나 교재를 활용하는 맞춤형 교육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교사 개인의 노력과 사회적 차원의 공동의 노력이 함께 할 때, 이들은 학업적 성취를 이루고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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