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북한 과학환상문학을 가족서사의 관점에서 북한과 미국의 의미를 정신분석학적으로 고찰하는 데 있다. 북한 과학환상문학은 북한과 미국을각각 이상적인 아비와 무서운 아비라는 독립된 존재로 분리시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표상인 무서운 아비란 사실은 이상적 아비의 다른 얼굴이다. 이상적 아비란 위대한 아비이지만 실은 법을 제정하고 명령하는 폭군의 아비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작품 속 인물들은 무서운 아비의 살해를 통해 어미(조국)과의 주이상스가 가능하리라는 환상에 빠진다. 이를 위해 과학환상문학은 어미(조국)와 아들의 공모를 등장시켜 허구의 아비를 살해한다. 하지만 과학환상문학은 어미와의 즉각적인 주이상스를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가능성과 기대를 증폭시킴으로써 유토피아를 향한 여정을 지속시킨다. 하지만 미국은 아버지의 법으로 상징화되지 않은 잔여처럼 출몰하여 세계의 질서에 균열을 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환상을 가리기 위한 기표가 도리어 환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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