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황건의 장편소설 새로운 항로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을 제출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황건과 그의 문학에 대한 연구는 북한 자료의 제한적 접근으로 여전히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는 부분을 많이 남겨두고 있다. 이런 공백을 채우기 위한 시도적 작업으로서 이 논문은 기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새로운 항로에 주목하였다. 1980년 10월에 발표된 새로운 항로는 1970년대 북한 사회와, 한국전쟁 휴전 이후 현재보다는 과거의 재현에 주력했던 황건의 개인적 창작성향이 함께 만나 탄생시킨 중요한 문학적 업적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여타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농민이 아닌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데다가 이들이 가열한 전쟁의 와중인 1952년 4월 모란봉 극장에서 열린 조선전국과학자대회에서 수령 김일성에게 하나하나 호명되는 장면으로 끝나 그의 문학세계에서 다소 특이해 보인다. 이 논문은 바로 새로운 항로에 등장하는 지식인 그리고 그들과 갈등하는 혁명가 출신의 관료주의자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이 북한 사회주의 공업화 건설 과정에서 어떻게 자기 개조를 통해 국민으로 통합되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작가 황건의 현실 인식을 고찰하고, 나아가 이 소설이 당시 북한 사회의 시대적 과제에 대한 황건의 문학적 응답임을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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