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정전 직후부터 데탕트로 남북관계가 이완되기 전인 1960년대 말까지 유엔총회 ‘조선 문제’ 논의에 대한 북한의 인식·대응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본다. 특히 북한이 ‘조선 문제’ 토의에 대한 대안으로 “유관국 국제회의”의 개최를 주장하는 배경과 과정, 소련을 포함한 동구권 사회주의 진영·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망을 활용해 ‘조선 문제’ 토의에 대응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은 소련 등 동구권 사회주의 진영, 그리고 비동맹 제3세계라는 두 개의 외교적 축을 활용하여 ‘조선 문제’ 토의에 대응했다. 유엔총회 참가에서 배제된 북한을 유엔 무대에서 핵심적으로 대변한 것은 소련이었다. 또한 1960년대 이후 대거 등장한 제3세계 비동맹 국가들 중 상당수가 북한의 미군 철수 주장에 동조하거나, 적어도 반대하지 않았다. 동구 사회주의 진영의 적극적인 협조, 제3세계 국가들의 영향력 상승이 어우러지며 196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조선 문제’ 대응은 매우 공세적으로 이루어졌다. 1950∼60년대 ‘조선 문제’ 토의에 대한 북한의 대응 과정은 북한이 분단의 국제화라는 양상을 일면적으로 거부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으로 그것을 적극적·능동적으로 전유하고 활용하였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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