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유미리가 세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내용을 고찰하고, 그녀의 방북이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본 것이다. 유미리는 『가족 시네마』 이후에 죽은 자의 목소리를 깨워 재일로서 자신의 뿌리 찾기나 일본사회를 향해 문제제기하는 장편을 연달아 발표했다. 이는 유미리가 ‘재일’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종적으로는 과거와 연결 짓고 횡적으로도 폭을 넓혀 일본사회와 관련 지어 생각해보려는 장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유미리는 2008년과 2010년에 세 번에 걸쳐 평양을 중심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기행 에세이를 남겼는데, 북한을 실체가 없는 ‘환상의 조국’이라고 표현하면서 안개에 싸여 실체가 잘 보이지 않는 북한의 모습을 일본 사회에 적용해 현대 일본사회를 비판했다. 또, 북한의 ‘조선’ 사람과 ‘재일’의 삶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고, 조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동질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조국으로부터 이방인 위치에 있는 자신의 삶을 비교하며, ‘재일’의 실존적 삶에 대해 새롭게 확인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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