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SNA 분석기법을 활용하여 한국 언론과 미·중·일의 한반도 전문가 사이에 형성된 네트워크의 특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한국 언론이 주목하는 해외의 한반도 전문가는 누구이고, 이들 전문가들의 국가별 특징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봤다. 결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중에서는 빅터 차(Victor D. Cha)와 커트 캠벨(Kurt Campbell), 조엘 위트(Joel S. Wit),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 로버트 아인혼(Robert J. Einhorn) 등이 한국 언론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에서는 스인홍(時殷弘)과 주펑(朱鋒), 진찬롱(金燦榮), 진징이(金景一), 장롄구이(張璉瑰) 등이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 중에서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와 이종원(李鍾元),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기무라 간(木村幹) 등의 순으로 한국 언론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 언론이 주목하는 해외 한반도 전문가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한편, 한국 언론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 한반도 전문가들은 국가별로 상이한 특징을 갖고 있었다. 미국의 주요 전문가들은 국무부와 같은 정부 조직에서의 관료 경험과 CSIS에서의 연구 활동이라는 공통점이 발견됐는데, 이는 다시 말해 한국 언론이 미국의 ‘학자정치인’(scholar-statesmen)에 주목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반면, 중국과 일본에서는 순수 학자 출신의 전문가들이 한국 언론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국제관계의 시각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한국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반면, 일본에서는 주로 한반도 문제를 집중해서 연구하는 학자들이 한국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언론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베이징에 연구 거점을 두고 있는 대학 소속 연구자들이라는 공통점도 나타났다. 이와 같이 국가별로 한국언론이 주목하는 한반도 전문가의 특징이 상이하게 나타난 것은 각국의 정치환경이 다르고, 한반도에 대한 학계의 연구 활성화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서는 향후 좀 더 체계적인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먼저, 한국 언론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해외 전문가들이 몇몇 소수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이들 소수 전문가들의 견해가 자칫 보편적인 견해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언론이 주목하는 해외 전문가들이 주로 한국에 우호적이고 북한에 비판적인 성향을 가진 것도 정보 전달의 왜곡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