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북한 유행어이자 속어인 ‘석끼’ 관련 담론을 분석함으로써, 북한 기층 주민의 마음(들)을 읽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 북한을 떠나 한국사회에 진입한 주민들에 대한 인터뷰를 중심으로, 최근 북한사회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는 ‘석끼’라는 인물상에 대한 의미와 사례를 살펴보고, 관련 담론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읽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읽기 어렵다. 더구나, 직접적 현장연구가 불가능한 북한의 경우 주민들의 마음을 읽는 것은 지난한 과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대의 사회상과 당대 대중의 마음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일상적 유행어이자 속어 관련 담론을 분석하는 것은 북한주민의 마음을 읽어내는 유용한 방법일 수 있다. 연구 결과 사회주의 정치체제와 시장 경제라는 이중 구조, 중첩된 시간성 속에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현실을 감각하며 생존을 위한 공모를 도모하지만 동시에 이 공모가 언제든 깨어질 수 있다는 불안함과 위기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시대착오적인 동시에 나대기 좋아해서 공모를 깨뜨리는 석끼에 대한 일상적 담론은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여 삶을 위기에 빠뜨리는 존재의 편재성을 드러내며, 동시에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주민들의 일상적 두려움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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