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곡으로 인식되는 음악이며, 남북한이 모두 자랑하고 싶어 하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북한에서 새롭게 창작되어 불리고 있는 아리랑류 노래 5곡, 즉 <통일아리랑>, <강성부흥아리랑>, <군민아리랑>, <간삼봉에 울린 아리랑>, <철령아리랑>을 대상으로 그 음악적인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북한에서의 <아리랑>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 노래들은 모두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인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창작되었다. 이 곡들 모두 3절로 구성된 단순하고 쉬운 가사, 여러 전통장단 중 빠른 템포를 갖는 2소박 계통의 안땅장단의 선택, 그리고 전통음악에서 사용하는 선율진행과 선법 등을 사용함으로써 손쉽게 체제 찬양과 당의 정책을 선전하는 서사를 가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음악에서의 사상성, 현대성, 민족성까지 확보하면서 명곡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또한 사회 유통망 속에서 지속적인 노래배우기와 노래부르기를 거치면서 인민성과 대중성까지 획득하게 되었다.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이후 <아리랑>을 강조해왔고, 다른 민요풍의 노래와 달리 통일․선군․가계찬양․강성대국건설과 같은 큰 주제를 품은 새로운 아리랑을 창작 보급한 것은 1980년대 말의 “조선민족제일주의” 이념처럼 민족적 개념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아리랑>을 소환하여 슬픔이 아닌 기쁨과 흥취, 희망을 노래하게 함으로써 체제 단속과 인민 단결을 유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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