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은 상층위에 미중간 패권 경쟁이 있고, 하층위에 남북한 안보 경쟁이 있는 중층적 안보구조이다. 이런 안보 환경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미국과 남한에게 안보와 체제를 보장 받고자 하는 고비용 신호였고, 이에 대한 남한의 사드 배치 결정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고 중국의 북핵 처리에 불만을 표시하는 고비용 신호이다. 남북한은 상대방과 상층위 국가들에게 무력시위의 신호를 통해 자국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 요인은 남한과 중국이 북한의 고비용 신호를 해석하는 두 가지의 다른 요소가 있다. 한 가지 차이는 북한이 타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최소 신뢰 임계점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차이는 북한이 협상하려는 의사를 분명히 갖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남한은 북한과 협상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최소 신뢰 임계점을 높게 설정하고 있고, 반면에 중국은 낮게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남한은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북한의 신호에 타협적인 방식으로 호응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중국은 남한의 사드 배치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신호가 아니고 자국의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여긴다. 결국 남북한의 고비용 신호는 중국과 남한이 원하지 않은 대가를 치르는 결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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