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50년 6월부터 1953년 7월 휴전협정이 체결된 6.25전쟁기간과 이 기간 전후에 진행된 북한음악의 양상을 파악하는 동시에 북한에서 말하는 화선음악(火線音樂)의 실체를 알아보는데 목적을 두었다. 북한의 체제 성립 초기부터 체제에 부합하면서도 인민성(人民性)에 기초한 새로운 음악을 창작하는데 노력하였다. 특히 전쟁기인 1951년부터 1953년에 창작된 가요는 439곡, 합창곡 142곡으로 전체 악곡수의 절반을 넘는다. 이는 전쟁에 참여하는 인민군을 독려하는 동시에 연주의 기동성(機動性)과 빠른 보급 속도를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곡은 농어촌을 포함한 노동현장, 그리고 학교에 이르기까지 직맹(職孟) · 농맹(農孟) · 여맹(女孟) 등 다양한 조직체계를 기반으로 광범위하게 보급되었으며, 군대에서도 군대 내 음악써클을 통해 다양한 형식의 노래 가창(歌唱)이 이루어졌다. 체계적인 조직의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음악활동은 전쟁기에 인민군대 내에서 혁명적 낙관주의를 보급하는 역할을 하였다. 화선에서 진행된 인민군협주단(人民軍協奏團)을 비롯한 전문 음악단체의 위문공연과 함께 인민군대 스스로 화선예술선전대(火線藝術宣傳隊)를 조직하여 최전선에서 전투에 매진하는 인민군대를 독려하였다. 특히 이들은 거문고와 나팔, 가야금과 같은 악기를 손수 제작하여 연주에 사용하였으며, 전쟁기간 중인 1953년 5월에 있었던 군무자예술축전(軍務者藝術祝典)에 참가하여 위용을 뽐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민군대의 화선악기(火線樂器)에 대한 서술은 전쟁 이후 점차 확대되어 체제선전에 이용되는 경향을 보였다. 즉, 김정일(金正日)을 군사지도자로 만들기 위해 화선예술활동의 이름을 부여하였으며,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화선음악을 소환하여 전쟁과 같은 고난의 행군 시기도 화선예술을 통해 충성심과 투쟁정신, 혁명적 낙관주의로 무장시키고자 하였다. 김정일 사후 김정은(金正恩) 계승 이후 북한의 대표적인 악단인 모란봉악단(牡丹峰樂團)은 2012년과 2013년 연이어 화선공연(火線公演)을 진행하였다. 김정은 시대의 화선공연이라는 제명은 여전히 남과 북은 분단상태이고 전쟁이 잠시 멈춘 휴전상태이며,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금 이 시기도 전쟁기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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