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재일코리언 김시종의 장편시집 『니이가타』의 표현을 고찰해 식민 이후와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재일’의 의미를 생각해본 것이다. 『니이가타』는 1959년에니이가타 항에서 재일코리언이 북한으로 귀국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제주 4·3사건 이후정부 당국에 쫓겨 1949년에 일본으로 건너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일의 삶을 살고있는 김시종의 ‘재일’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 표명을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잘 보여주고있는 시집이다. 김시종은 스스로를 재일 2세로 정위하고 일본사회 속에서 현실적이고 주체적으로살아가는 길을 모색해왔다. 그는 남북 분단의 현장이며 38도 선의 연장선상에 있는니이가타에서 조국에서는 넘을 수 없었던 분단을 넘는 상상을 한다. 이는 재일의 삶을살고 있기에 가능한 공간 확장의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니이가타』는 ‘재일’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정체성의 불안을 느끼는 네거티브한존재가 더 이상 아니라,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을 모두 포괄하며 이들을 새로운의미로 관련지을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다. 식민과 분단의 어두운 기억 속에서살던 자아를 깨워 새로운 공간의 상상력을 펼침으로써 남북을 총칭하는 ‘조선’과 일본을아우르는 지점에서 재일을 사는 의미를 찾고자 한 시인의 적극적 의지 표명을 읽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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