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표는 한국전쟁영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국적 전쟁영웅의 전형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시대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1950년대 한국의 전쟁영화는 가족주의에 매개된 ‘육탄돌격형’ 전쟁영웅의 전형을 제시했다. 적을 막아내는 것이 절체절명의 가치였던 전쟁 상황에서 육탄돌격의 투혼은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었다. 여기서 국가는 시민에게 국가를 헌신과 복종을 명령하는 존재로 인식되었고, 이러한 명령과 복종이 가능했던 것은 국가와 가족이 동일시되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전쟁영웅은 ‘산업전사’의 모습을 드러낸다. 북한과 군사적 긴장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절대빈곤으로부터 해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온 국민이 산업전사로 변신해야 했다. ‘싸우면서 건설’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의 담지자로 전쟁영웅은 등장한다. 1990년대 이후 민주화와 탈냉전의 시대적 분위기는 한국전쟁과 분단에 대한 전통적 사유를 문제시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과 ‘전쟁’ 자체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하는 전쟁영웅’이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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