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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茶山’의 초상과 남․북한의 ‘實學’ 전유-1950년대 최익한과 홍이섭의 정약용 연구를 중심으로-

Portrait of ‘Dasan’ and the Appropriation of ‘Silhak’in North and South Korea-Focusing on the Research on Jeong, Yak-yong by Choi, Ik-han and Hong, I-seop in the 195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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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종현
소속 및 직함 인하대학교
발행기관 인문과학연구소
학술지 서강인문논총
권호사항 (42)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311-357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다산 정약용   #실학(파)   #최익한   #홍이섭   #1950년대   #냉전의 사상지리   #개량가와 혁명가   #정종현
조회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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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식민지 시기 최익한의 「與猶堂全書를 讀함」에서 구성된 중층적인 정약용의 형상이 분단 이후 1950년대의 남북한에서 간행된 최익한의 『실학파와 정다산』(1955), 홍이섭의 『정약용의 정치경제사상 연구』(1959)로 각각 어떻게 전유되었는가를 검토한 것이다. 식민지 시기 최익한의 다산론에는 봉건제의 내부에서 모순된 질서를 재조정하려는 온건한 유교적 개혁가라는 관점과 사회주의적 경제이론을 선취한 혁명가라는 관점이 공존하고 있었다. 1950년대 분단과 냉전의 사상지리 속에서 발간된 『실학파와 정다산』에서 최익한은 이전에 만들었던 ‘유형원-이익-정약용’으로 이어지는 실학파의 계보를 보다 정교화했다. 그는 서경덕-이율곡-실학파로 이어지는 ‘기(氣)철학’의 계보를 주조하였으며, 자본주의적 화폐경제와 관련된 부정적 사상으로 북학파를 주변화하였다. 서학교파와 서학학파의 분리를 통해 기독교의 영향을 실학에서 배제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정약용을 체제 내부의 유교 개혁가에서 북한 사회주의를 예비한 자생적 혁명사상가로 전환시켰다. 정다산에 대한 관심이 식민지 시기 조선학 운동, 특히 최익한의 정다산론과 관련되었음을 밝힌 바 있는 홍이섭의 『정약용의 정치경제사상 연구』는 1950년대 남한이 위치한 냉전의 사상지리의 맥락을 잘 보여주는 저작이다. 홍이섭은 정약용을 체제 내적인 행정적 개혁론자로 이해한다. 특히 그는 북한에서 간행된 최익한 등의 저술이 다산의 전론을 사회주의권의 콜호즈를 선취한 혁명적 이론으로 파악하는 상황을 알고 있었으며, 그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에게 다산은 관료들이 유교적 윤리를 통해 도덕적으로 각성하기를 촉구했던 사상가였으며, 그의 사상은 국가기구를 개혁하는 ‘管理論’이었다. 홍이섭은 다산의 기독교와의 관련을 특히 강조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다산론은 저술의 출판을 지원한 미국의 민간기구 아시아재단의 이념인 반공과 기독교 복음주의와도 무관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실학이 ‘실재’로서만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맥락에서 자기 시대의 의제를 투영한 담론으로서 이해될 가능성을 제기하고자 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