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술 이야기」는 북한에서 일본인의 공장을 접수하고 관리하는 상황을 그린 소설이다. 이는 해방직후에 발표된 노동소설들과 성격을 같이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특정한 계급적 시각이 아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차원에서 지향(志向)해야 할 것과 지양(止揚)해야 할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이다. 첫째, 이 작품은 3.8 이북 지역, 평양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북한 지역에서의 삶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따라서 해방직후 적산의 처리를 중심으로 일어난 혼란이 남북 어디에서도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이 작품은 공적 재산의 사적 소유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인 준호처럼 사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은 해방된 새로운 조국에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셋째, 해방 공간에서 좌익계열의 작가에게서 볼 수 있었던 노동문제를 정면에서 다루면서도 계급적 시각에서 벗어나 있다. 이데올로기적 편견 없이, 일본인 재산의 접수와 관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을 비판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따라서 「술 이야기」는 해방직후 일본인 공장의 접수와 관리과정에서 벌어지는 노동자의 의식과 이해관계를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해방 이후 전개된 노동소설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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