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 미국 내 북한학의 새로운 성과라고 할 수 있는 ‘힘’에 대한 두 연구인 수지 김(Suzy Kim)의 『북한 혁명의 일상생활』과 찰스 암스트롱(Charles K. Armstrong)의 『약자의 독재』를 대상으로 이들 연구가 지니는 의의와 한계를 검토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힘’이란 두 가지 변별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지 김이 북한의 건국기의 일상생활을 연구함으로써 시도하는 것은 스피노자주의적 힘, 즉 “힘/역능(potentia; puissance; power)”의 재구성이고, 찰스 암스트롱이 부시 행정부의 도덕주의적인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제안한 것은 마키아벨리주의적인 “힘/권력(potestas; pouvior; Power)”에 대한 이해였다. 하지만 전자는 “힘/역능”을 지닌 주체를 실패한 사회주의의 역사를 통해 찾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후자는 저자가 옹호하는 현실주의 혹은 실용주의 못지않게 도덕주의 자체도 전략으로는 여전히 유효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는 자본주의적 근대의 주체인 경제적 인간의 생물학적 도덕적 역사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후자는 부시 행정부의 십자군 도덕주의에 기반한 외교 정책을 독재의 현실주의적 접근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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