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이후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은 ‘국방공업을 확고히 앞세우는 것과 함께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켜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이때 정식화된 경제발전 전략의 핵심이 ‘국방 과학기술의 민수 이전(spin-off)’이었다. 군수 부문에서 보유하고 있던 앞선 기술을 민수 부문으로 이전하여 생산현장의 기술혁신을 유도하고 결국 경제발전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국방 과학기술 중에서 민수로 이전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것이 기계제작 기술, 그 중에서도 CNC기술이었다. 그리고 우주발사체-미사일 시험 발사는 이러한 기술 수준을 드러내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우주발사체 시험 발사의 강행은 일면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지만 이면에서는 기계제작 능력의 발전과 정치외교 협상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2009년 이후 북한은 3년마다 인공위성 발사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 경제발전 전략 수행의 변화가 생긴 까닭은 강성대국 건설 원점으로 선포한 2012년이 얼마 안 남은 절박함과 함께, 2009년 1월 높은 수준의 CNC기술을 개발한 것, 나아가 북미 관계 정상화가 남은 기간 안에 불가능할 것 같다는 전망 때문이었다. 세계 최첨단이라고 할 수 있는 다계통 CNC기술은 이미 2002년에 확보하였지만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2009년까지 본격적인 스핀오프 전략의 시행이 연기되었던 것이다. 그 사이 북한의 CNC기술은 더욱 발전하여 ‘새 형의 전용수자조종장치’를 이용한 ‘5축동시조종 수력타빈날개가공반’을 제작하였다. 인공위성 및 우주발사체를 제작하는 데 핵심기술인 CNC기술이 민수 부문에 적용되면 생산현장의 기술 수준이 대폭 증가하여 생산혁신을 위한 기술 향상이 가능해진다. 높은 수준의 CNC기술이 적용되면 적은 원료, 원료를 가지고 더욱 정밀한 제품을 더욱 짧은 시간에 더 많이 만들 수 있게 생산설비를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항공우주산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서도, CNC기술 자체의 발전, 나아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협상력 제고를 위해서도 인공위성 발사 시도는 한동안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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