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북한의 군중 행사에서 집단적 몸짓 기호가 담지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파악하고자 한다. 군 열병식, 군중시위, 대집단체조와 <아리랑> 공연과 같은 군중 행사는 동일한 신체 행위를 통해서 개성을 말살하고 집단성을 발현시킨다. 이때 발견되는 집단적 몸짓은 단일성, 일체성, 통일성이라는 고정된 의미에 맞추어 고안된 동작 기호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신체 동작 기호의 비언어적 속성을 체계적으로 살펴보았다. 특히 집단적 몸짓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을 통해 북한 사회에서 신체 동작을 규범화하는 고유한 방식에 주목하였다. 코드화된 동작 기호들의 의미 효과를 파악함으로써 북한의 군중 행사가 집단적 몸짓의 신화화 과정을 통해 체제를 선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신체 동작 기호가 사실은 특정 이데올로기로 가득한 과잉 기호라는 것을 감추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북한의 주민들은 반복적 학습과 동조의 메커니즘에 의해 지속적으로 신체의 동일화 과정에 노출되고 있다. 집단적 몸짓이 사회구성원들 사이에서 전형화 되고 이러한 동작 기호들의 사용은 자연스러워져서 결국 그에 대한 저항적 수용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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