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오키나와 반환 당시까지의 한반도와 오키나와 사이의 관계를 염두에 두면서, 특히 제3세계 민족해방운동을 통해서 전개되었던 오키나와와 북한 간의 국제연대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그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남북한은 안보전략상 미군정기 오키나와에 대한 인식을 달리했다. 한국은 미군의 오키나와 통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했고 APACL 등을 통해 오키나와에 친미반일반공 독립국 형성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일협정으로 일본 중심의 아시아 안보체계에 편입된 후에는 오키나와 반환 교섭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미군기지의 안정적 운용 확보에 기여한다. 한편 북한은 AAPSC 등 세계적으로 고양되었던 제3세계해방운동 속에서 오키나와 주민들의 조국복귀운동과 연대했다. 한반도와 오키나와 문제는 외국군의 간섭에 의한 분단에 기인하며 민족 통일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목표로 상정되었다. 하지만, 제3세계 해방운동과의 연대를 위해 북한이 채택한 무장투쟁노선은 결과적으로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존속과 일본의 재무장의 구실로 이용되고 말았다. 패권주의에 맞선 저항 내셔널리즘의 연대는 동아시아 지역 긴장완화를 견인하는 데 실패했다. 적대적 타자로서 최전선에 세워진 한반도와 오키나와가 스스로의 동질성을 자각하고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통해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선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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