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단독 선거가 실시되어 국회가 조직되자 북한의 국가형성 과정도 북한만의 반국적인 차원을 넘어 남북한의 모든 정치세력을 망라해서 전국적 의미를 갖는 좌파 중앙 정부를 수립하는 것으로 그 성격이 급격히 변모했다. 좌파 중앙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조선최고인민회의 선거가 실시되었다. 북한에서는 직접선거로 대의원 선거가 실시되고, 남한에서는 먼저 남조선인민대표자대회를 선거하고 여기서 다시 대의원을 선거하는 간접선거가 실시되었다. 조선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할 때 남한의 정치세력, 특히 중간파, 우파, 무소속 정파를 끌어들이기 위해 상당한 배려가 이루어졌다. 조선최고인민회의 선거는 참여 세력의 범위에서 남한의 단독 선거에 비해 현저히 넓은 정치적 지지기반을 확보했다. 1948년 조선최고인민회의 선거를 거치면서 소비에트 선거제도가 북한 사회에 완전히 정착했다. 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이 정당ㆍ사회단체와 협의해서 선거구마다 하나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선거자들이 이 후보자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선거 방식은 선거자들의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