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은 조선민주청년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소년단』 1956년 8월호 ‘여러 가지 란’에 세 작품을 한꺼번에 실었다. 동시 「소나기」, 줄글 「착한 일」, 줄글 「징검다리 우에서」가 그것이다. 이 글은 그들을 발굴,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소나기」는 의인화한 소나기가 어린이의 등굣길에 벌이는 짓궂은 장난을 빌려 게으름 피우지 말라는 훈육의 주제를 웃음으로 녹여낸 작품이다. 「착한 일」은 조합 소에게까지 마음을 기울이는 소녀의 선행을 그렸다. 이를 빌려 집단주의 노동 교양을 넘어선 곳에 닿아 있는 백석의 문학주의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징검다리 우에서」는 소년과 할아버지가 징검다리에서 맞닥뜨린 사건을 줄거리로 어른 공경이라는 덕성 훈육을 반전의 짜임새로 겨냥한 작품이다. 이들 세 작품은 모두 이야기 양식에 닿아 있고, 어린이의 나날살이를 다루었다. 게다가 정치성을 마구잡이 드러냈던 어린이 문학사회 주류의 사회주의 교양 방식과 거리를 둔 백석의 뛰어난 솜씨와 개성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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