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영화사는 유일체제 확립(1967) 이후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의 시기를 ‘영화예술의 혁명전통’으로 추앙하고 있다. 초기 북한영화들은 영화의 물질적·기술적 토대도 매우 빈약하였고 사상적·예술적 기량도 부족하였다는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초기 북한영화는 영화사에서 덜 중요한 것으로 취급되고, 특히 북한 국가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소련영화의 존재를 지워버린다. 본 연구는 초기 북한국가와 북한영화 형성과정에서 소련영화의 수용과 영향을 당대 신문, 잡지의 담론을 활용한 실증적 접근을 통해 규명한다. 첫째, 북한 인민들의 소련영화 수용을 통해서는 ‘해방군’ 소련에 대한 무한한 감사, 발전과 번영의 소련 이미지를 통한 미래 전망의 상상을 살펴본다. 둘째, 소련의 스탈린주의 문예이론이 북한영화에 끼친 영향을 탐구한 선행연구들에 기반을 두면서도, 실제 북한영화에 끼친 소련영화의 영향이 절대적이지는 않았음을 <내 고향>(1949)에 대한 담론분석을 통해 거론한다. 소련영화의 영향을 부정하기보다는 김일성의 항일 민족주의라는 토착화한 문예전통이 이미 하나의 맹아로서 형성되고 있었음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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