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조령출 윤색본「춘향전」에 나타난 수용과 윤색의 양상을 살펴본 것이다. 조령출 윤색본「춘향전」은 완판84장본을 기반으로 윤색한 것이다. 그러나 완판84장본의 내용을 수용하면서도 북한의 주체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세부적인 윤색을 많이 했다. 본고에서는 북한 1991년본을 중심으로, 1980년본과 2007년본 두 판본을 참고자료로 삼고 작품에 나타난 문체의 음악적 성격에 대한 표현과 등장인물 중 춘향과 변학도의 형상변화를 고찰하고자 한다. 「춘향전」은 생성될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정된 형식과 내용을 가지는 작품이 아니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 심지어 창자와 관중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화할 수 있는 작품이다. 고전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면서도, 현대사회에서「춘향전」은 여전히 자신만의 개방성과 유동성을 가지고 있다. 조령출 윤색본에서 완판84장본의 문체적인 특징이나 내용, 그리고 판소리 작품으로서의 성격을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은 그런 요소들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시가의 삽입, 주인공의 변화된 형상은「춘향전」의 수많은 모습들 중 북한 사회체제 아래서의 또 하나의 변모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조령출 윤색본은 저본의 문체와 내용의 부분적인 특징을 수용하면서도 특정된 주제를 돋보이기 위해 많은 윤색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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