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0년대 이후 북한 인권 문제가 한국정치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인권 및 반공 담론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북한 인권 문제는 한국의 인권 담론 발전 과정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한다. 1970년대 이후 등장한 인권 담론은 2000년대 한국사회의 근본 가치로 자리 잡게 되었다. 보수 세력의 북한인권문제제기는 인권 영역의 확장과 시민들의 관심을 촉발했지만, 북한 인권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한 채 남북관계만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권위주의 시기 인권의 상대성을 주장했던 보수 세력은 2000년대에는 인권의 보편성을 내세워 북한 인권 문제개입을 정당화한 데 비해, 과거 인권의 보편성을 주장했던 진보 세력은이제는 인권의 상대성을 내세워 개입에 반대한다. 이러한 입장 변화는 양자 모두의 한계를 드러낸다. 다른 한편 북한 인권 문제는 남한과 뚜렷이 대비되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드러냄으로써 한국인들의 대북자신감/우월감을 정당화하고 강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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