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북한에서 말하는 민족적 형식과 현대적 미감이 굳어져 정착되기 이전 시기인 1950년대와 1960년대 초반의 북한자료의 검토를 바탕으로 음악양식에서의 민족적 형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민요풍의 노래가 주요 성악 갈래명으로 정착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이 시기에 호평 받았던 작품들과 21세기의 작품을 비교분석함으로써 20세기의 지향이 21세기에도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1950년대 창작된 과거의 음악 유산을 계승하거나 고전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현대 음악의 산물 중 민요풍의 노래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산천가>, <그네 뛰는 처녀>, <일터의 휴식>을 대상으로 악곡을 살펴본 결과 <산천가>는 전통 민요의 재활용, <그네 뛰는 처녀>는 일제강점기 신민요 스타일의 작품, 그리고 <일터의 휴식>은 일제강점기에 유행했던 왜색풍의 대중음악과 많이 닮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북한의 민요풍 노래는 김정은이 집권한 21세기에도 여전히 인기 있는 장르다. 이 중 2014년에 모란봉악단에서 창작한 세 곡의 민요풍 노래 <바다만풍가>, <세월이야 가보라지>, <철령아래 사과나무>를 분석해 본 결과 <바다만풍가>는 전통민요 스타일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나머지 두 곡에서는 왜색풍의 성격이 보였다. 결국, 1950년대의 민요풍 노래 창작 양상은 21세기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전통민요의 선율을 그대로 차용한 노래는 없었으나 전통민요나 신민요, 혹은 그와는 계보를 달리하는 왜색풍의 노래가 인민성과 현대성이라는 미명하에 꾸준히 창작되어 왔으며, 민족적 양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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