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이래 남한에 유입되는 북한이탈주민이 증가하였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1999년 7월 하나원을 설치하여 2~3개월간 남한사회에 대한 사회적응교육을 실시하였다. 하나원에서의 교육내용은 북한이탈주민의 연령, 성별, 하나원 수료자의 요구 등에 따라 변화하였다. 2004년 한국사 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최근에는 그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교육용 교재가 만들어졌다. 2004년 이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한국사 교육용 강의안과 교재를 통해 볼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1)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한국사 교육은 ‘민족적 동질감 회복’과 ‘남북한 차이의 이해와 극복’이라는, 남북의 공통점과 차이에 해당하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 2) 근대 이전은 민족적 동질감 회복이라는 맥락에서 대립과 갈등의 국면보다는 남북 모두가 쉽게 수긍할 수 있는 문화사와 대외항쟁사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신라와 조선왕조를 중심으로 하는데, 이는 남한사회의 역사상을 제시하여 동질성 회복을 시도한다고 하겠다. 3) 근대 이전에 비해 남북한의 차이가 발생한 근현대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는 북한이탈주민에게는 생소한 남한 사회를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 하겠다. 4) 근현대사의 서술은 정치와 경제에 있어 자유민주주의의 발전과 남한의 경제적 성장이라는 두 측면에서 조명되는데, 경제적 측면에 보다 비중을 두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사회에 정착․적응하는 과정에서 이질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을 위한 한국사 교육은 바로 같은 민족이라고 불리면서도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즉 남북의 차이를 알려주는 근현대사 교육의 필요성은 이 지점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또 북한이탈주민의 탈북이 북한사회의 경제적 붕괴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경제적 부분을 강조하는 서술 역시 타당성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분단 이후 남한사회의 경제적 성장에만 지나친 비중을 두는 것은 역사에 있어 장기적 조망을 상실한 것이자, 체제경쟁적으로 비추어 지는 것으로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역사학이라는 특성을 살려 장기적인 조망에서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사회에서 차지하게 될 위치를 고려하는 가운데 남한 사회의 경제 활동의 다양한 부분에 대한 서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에서 느끼는 이질감이나 낯설음은 경제적인 부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며, 시민사회나 민주적 선거와 같은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남한 체제의 특징과 우수성을 역사적으로 알려주는 것 역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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