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이명준은 신내림을 통해 자신의 앞날을 미리 바라볼 수 있는 접신적 존재로푸른 광장인 바다에 뛰어들어 낙원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는 남북한 및 타골호의 세 공간이나타내는 정치체제와 그것의 이데올로기를 탐색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탐색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가 낙원으로 회귀하고자 바다에 뛰어드는 일은 신내림 속에서 그에게 예정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명준의 낙원회귀에는 죽음에서 재생한 두 갈매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전에는 두 마리의 갈매기가 윤애와 은혜의 분신이었는데 전집판 <광장>에서는 은혜와딸로 바뀌고 있다. 이때에 지모신과 같은 존재인 은혜가 딸과 함께 이명준을 낙원을 상징하는재생의 공간인 바다로 인도하여 신비적 구원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광장>의 개작을 통해 최인훈이 낙원회귀 지향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파악할 수 있다. 첫째는 국내의 역사적 상황의 변화 속에서 최인훈이 점차 역사보다신화를 신뢰하게 된 것이고, 둘째는 국외 생활을 통해 경험한 미국문화의 충격 속에서 ‘미국의아담’이란 낙원회귀 신화의 영향을 받은 때문이다. 셋째는 최인훈이 북한에 고향을 둔 ‘전후신세대 월남작가’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고향회귀의 갈망을 해소하고자 신화적 맥락의 낙원회귀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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