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김학노가 제시한 정치 개념 - “아(我)와 비아(非我)의 헤게모니 투쟁” – 에 대한 비판적 논박을 목표로 한다. 그는 정치를 아와 비아로 구분되는 다양한 정체성들간의 우위 다툼, 즉 헤게모니 투쟁으로 정의한다. 헤게모니 투쟁을 통해 우리[주체]의 형성이 이루어지며, 이는 또한 작은 우리[소아]에서 큰 우리[대아]로의 확대과정이다. 그러나 그의 정치 개념은, 헤게모니 용어의 다의성으로 인해 개념적 혼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헤게모니 투쟁을 통해 대아가 형성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항상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경쟁적 집단들이 더 큰 우리로 통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게모니 정치의 이상적 형태로 제시된 서로주체적 통합이 항상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남북한 통합의 경우 서로주체적 통합보다 광역단위 지역수준과 국가수준으로 정체성이 분화-형성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그는 헤게모니 개념의 의미 확장을 통해 설명력 높은 정치 개념을 수립하려 했지만, 헤게모니의 개념적 유용성이 사라지면서 권력투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그의 정치 개념은 서로주체적 정치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주의 정치개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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