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푸에블로호 사건을 반미교육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푸에블로호를 반미교육의 소재로 활용하게 된 배경과 그 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연구된 바 없었다. 이 연구는 북한이 1968년 사건 발생 이후 20여 년간 부각시키지 않았던 푸에블로호를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반미교육의 소재로 활용한 목적과 배경, 그리고 과정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북한의 푸에블로호 호명은 문학 예술분야에서 시작되어, 실체적인 물건으로서 푸에블로호 전시, 선군정치와 일원화 그리고 전승기념관 전시의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북한의 푸에블로호 호명은 단순히 반미교육의 차원을 넘어서 김정일 체제의 위기 타개 및 정당화와 관련되어 있었다. 1990년대 김정일 체제의 등장시기 직면했던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와 북한 내부의 식량난 등 위기상황 속에서 위기 타개와 정당화의 수단으로 푸에블로호를 소재로 한 반미교육이 강조되었다. 그리고 당시 푸에블로호 교육은 김정일의 선군정치와 일원화되면서 대미승리인식을 더욱 공고화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를 통해 푸에블로호를 활용한 북한의 기억의 정치의 일면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북한이 푸에블로호를 표면적으로는 반미교육의 소재로 활용하였지만, 그 내면에는 김정일 체제유지라는 국내정치의 현실적 필요성에 의해 과거의 기억이 활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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