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은 이명준의 평화를 찾으려는 여정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몇 차례의 이주를 통해 작가가 추구하고자 한 바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광장과 밀실 그리고 갈매기라는 상징적 장치가 의미하는 바가 밝혀진다. 이명준은 타락하고 부패한 남한의 실상을 보여주면서 대한민국의 어디에도 광장이 존재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그런 그는 윤애를 통해 광장에 안주하고자 하지만 윤애와의 소통 실패로 자신의 밀실을 찾지 못한 채 월북을 결심한다. 그러나 이명준이 북한에서 본 현실은 인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잿빛 공화국만이 있었다. 결국 그는 은혜라는 밀실을 찾아 이주를 하고 그곳에서 원시의 광장을 찾아 은혜와 사랑을 불태운다. 은혜의 죽음 이후 밀실과 광장이 아무런 통로도 지니지 못한 남북의 대립적인 현실 속에서 그는 방황하고 표류한다. 그는 광장과 밀실이 소통하는 세상을 찾기 위해 중립국을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사랑과 모성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로 갈매기를 마주한다. 그는 은혜를 다시 떠올리며 이데올로기적 대립의 치유나 밀실과 광장의 소통이 의미하는 평화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명준을 감시하고 그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던 갈매기는 사랑과 모성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사랑과 모성이야말로 생명의 근원이다. 이 작은 새의 등장으로 그가 진정으로 찾고자 한 것이 다름 아닌 자유와 평등 그리고 사랑에 기반을 둔 평화임이 드러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