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80 년대에 발표된 이문열의 자전적 소설을 대상으로 , 민족민중운동의 시대에 이문열 문학이 담당했던 역할과 발화 방식을 재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 그는 당대민중운동을 ‘ 시대적 유행 ’ 이자 ‘ 유사의식 ’ 이라 비판했다 . 이데올로그란 언제나 믿음 ( 신념 ) 과행동 ( 실천 ) 의 일치 가능성을 반성할 수밖에 없기에 , 이문열의 비판은 이념적 진정성을 추구하는 시대가 억압하기 마련인 집단적 불안을 끄집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 이 논문은 이문열이 민중 진영을 유사의식에 빠진 집단이라 비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그의 소설에서도 내면과 발화의 불일치가 반복되고 그런 이중성이 자기 환멸로 소급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 이문열 소설의 주인공들은 정치적 선택이나 연좌제로 인해 정치 혐오와 자기검열의 공포가 생겼다고 호소하면서도 , 정작 작중에서는 현란한 정치적 사변을 풀어내는 자기모순적인 발화 양상을 보인다 . 정치적 화제에 개입하는 태도에서도 경멸과 동경이라는 양가감정을 드러낸다 . 본 논문은 이와 같은 텍스트의 이중성 ( 혼종상태 ) 이 곧 1980 년대라는 이념적 진정성의 시대 속에 포섭된 채 , 그 시대를 벗어나고자 했던 작가 이문열의 특수한 위치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 즉 내면과 발화가 어긋났음을 의식하고 있음에도 그 모순을 제어하지 못한 채 민낯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 이문열의 자전소설은 의식의 분열 상태를반영한 것이 된다 . 정치 혐오와 참여 , 이데올로그에 대한 경멸과 동경이 공존하는 자기모순의 분열 상태는 ‘ 공산주의자의 아들 ’ 을 경계하는 타자의 시선을 내면화한 결과이며 ,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분열 상태를 ‘ 원죄의식 ’ 이라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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