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 정권과 알카에다와의 연계성 및 이로 인한 대량살상무기의 사용가능성을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하였다. 당시 정규전 중심의 교리를 적용한 미군은 2003년 중반 이후 이라크 내 반군 활동이 증가하면서 심각한 전략적•작전적 문제에 직면하였다. 문제의 핵심에는 반분란전 (Counterinsurgency)과 안정화 작전 (Stability Operation)에 대한 미군의 지식과 대비 부족이 자리잡고 있었다. 수렁으로 빠져 들고 있는 듯 했던 이라크 전쟁은 2007년 중반부터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결국 미국은 지난 10여년을 정의한 이라크 전쟁을 2011년 12월 종료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략적 성과는 반분란전과 안정화 작전 교리의 개념적 정립 및 제도적 확산이라는 군사혁신의 결과였다. 특히, 2005년부터 2006년에 걸쳐 정립된 새로운 군사교리가 2007년 1월 결정된 이라크 증파로 인해 전면적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이라크 전쟁 중 발생한 미군의 반전복전 교리 혁신이 내부적 또는 외부적 군사혁신 이론 중 어느 것에 의해 더 적절히 설명될 수 있을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 하에서 실시된 본 연구의 결과는 미국의 반전복전 교리 혁신이 내부적 군사혁신 모델 보다는 외부적 군사혁신 모델에 의해 보다 더 적실성 있게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소위 군내 “비동조 개혁세력 (mavericks)”의 지원을 받는 외부 민간 지도자가 조직 변화를 외부에서 추진할 때 군사교리 혁신이 통상 발생하였다는 외부적 군사혁신 이론이 이라크 전쟁 동안 발생한 미군의 군사혁신을 더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가 한국의 군사혁신에 있어 시사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본 연구는 한국에서 군사혁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군사적 지식이 축적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 이라크의 사례는 군사혁신이 때로는 적절한 문민통제의 산물임을 시사한다. 문민 지도부는 군이 갖는 자율성의 범위와 개입의 정도를 융통성 있게 조정하여 군이 보다 더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본 연구는 향후 북한 불안정사태가 실제 발생했을 경우 한국군의 효율적 대응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음을 시사한다. 북한 불안정사태 발생시 한국군의 교리와 행동 변화를 가속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탐색 및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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