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2011년 말 출범한 김정은 체제 하 북한문학의 특징을 ‘단숨에’와‘마식령 속도’ 담론을 통해 고찰한다. 새 지도자의 면모를 그린 ‘수령형상문학’과 주민생활상을 다룬 ‘사회주의 현실 주제’문학은 이미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12~14년의 북한문학의 특징을 횡단면으로 해부하기 위하여, ‘마식령 속도’같이 체제 건설방식의 새로움을 추상적으로 상징화한 담론을 분석한다. 그 결과 ‘단숨에’라는 동원 구호와 ‘마식령 속도’같은 속도전 담론을 통해 김정은(체제)이 세우려는 ‘사회주의 락원’의 지향점이 인민들이 먹고사는 식의주 문제 해결 같은 기본적인 민생 현안의 해결 차원을 넘어선다고 판단하였다. 스키장, 물놀이장, 축산기지 등은, 공동체적 이념뿐만 아니라 개인적 행복도 중시하는‘사회주의 문명국’의 실체를 위락시설과 여가문화의 찬가(讚歌)로 전경화(前景化)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 문제점으로 여가를 실제로 향유하는 인민의 부재를 통해, ‘감성이 휘발된 채 레토릭만 남은’ 속도 강박증이 지적되지 않을 수 없다. 속도전 담론이야말로 반 생태적인 후진국형 개발론의 답습이기 때문이다. ‘마식령 속도’ 담론의 분석 결과 김정은 체제가 꿈꾸는 낙원 실현은 여전히 회의적임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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