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정권수립 후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하였다. 따라서 맑스-레닌주의가 지도 이념이 되었다. 비록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을 내세웠기 때문에 민족주의가 기저에 놓여 있었으나, 사회주의 노선을 따르는 한 전통적 민족주의와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주체사상이 조심스럽게 대두되면서 전통적 사회주의와는 차별이 강조되면서 민족주의가 등장할 토대가 마련되었다. 특히, 조국통일을 이론적으로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전통적 맑스-레닌주의에서 주장하는 민족주의와는 결별하기 시작했다. 경제적 공통성보다는 언어나 핏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인 북한의 민족주의는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기 시작하자 실천이데올로기로 격상되었다. 붕괴되는 기존사회주의와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민족주의를 본격적으로 재정립시켰으며, 조국통일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민족주의를 수령의 영도체계와 결합시켰다. 이제 북한에게 민족주의는 체제유지를 위해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론적 재정립과 정교화도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 체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수령 중심의 지배구조를 민족주의에 그대로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통일 논의에 있어서 민족주의의 강조는 남북한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이 많다. 그러나 남한의 민족주의와는 그 이론적 기반을 달리한다. 반세기가 넘도록 지속되어온 분단체제에서 남과 북이 같은 민족주의를 공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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