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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1956년 북경 작가출판사에서 출판한 「춘향전」의 번역양상에 대한 고찰

A Study of a Chinese translation of 「Chun-hyang Jeon 춘향전」, published by the Writer's Publishing Office, Beijing,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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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WANG FEIYAN
소속 및 직함 고려대학교
발행기관 민족어문학회
학술지 어문논집
권호사항 (71)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95-124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춘향전」   #중국어 번역본   #1956년 역본   #번역양상   #원작해독   #오역.   #WANG FEIYAN
조회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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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1956년에 북경 작가출판사에서 출판한 중국어판 「춘향전」의 번역양상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에는 「춘향전」의 소설 번역본과 희극(戱劇) 개작본이 각각 6종류씩 있는데, 그 중에 1956년 역본은 중국대륙에서 나온 최초의 소설 번역본으로 이 글의 연구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1956년 역본의 저본은 북한의 「춘향전」이고, 북한의 「춘향전」은 직ㆍ간접적으로 성적인 표현을 다룬 부분이 모두 삭제되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완판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의 내용과 같다. 1956년 역본은 북한과 중국 양국의 원어민 번역자가 합작한 역본이다. 그러나 두 번역자가 모두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북한 번역자인 빙울(氷蔚)은 훌륭한 번역자이지만 고전작품을 해독하는 일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어 보이고, 중국 번역자인 장우란(張友鸞)은 중국 고문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지만 조선말은 할 줄 모른 것 같다. 두 사람의 번역 실력이 1956년 역본의 질(質)을 결정했다. 전체적으로 1956년의 번역양상을 살펴봤을 때 대구(對句)나 한시, 그리고 중국의 전통 희극적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원작의 운치를 최대한 재현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또한 원작의 고전적인 정취와 판소리의 음악적 성격, 그리고 주인공들의 슬픔과 기쁨 등 감정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해 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독자들이 충분히 친근감을 갖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역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56년 역본에는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이 역본은 원작에 대한 해독의 미숙함으로 인해 의사전달이 정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기본적인 의사전달이 정확하지 않다면 작품의 예술적인 가치나 작가의 심층적인 사상 등을 논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번역에 있어 원작의 내용을 바르게 번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 안에서 내포하는 ‘정신적인 것’을 적절하게 표현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원작의 ‘정신적인 것’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1956년 역본에는 원작의 해학과 골계를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문제도 있다. 이는 빙울과 장우란 두 사람이 모두 원작에서 스며든 당시 민중들의 낙천적인 감정과 발랄한 정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비록 1956년 역본이 원작의 해독과 번역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보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역본은 다양한 방법으로 원작의 음악적 성격과 주인공의 감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이어 더하여 번역 방법에서 후대의 번역자들에게 참고 될 만한 좋은 사례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