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의는 한국 철학사전의 역사를 검토하고 향후 과제를 전망하는 것이다. 이 과제에는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있다. 첫째, 선행 연구가 불충분하다. 둘째, 철학은 그리스에서 유래하여 19세기에 동아시아로 전래된 것이다. 셋째, 한국철학은 한국학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논자는 불교 사전을 제외하였고, 북한과 해외의 성과도 기본적으로 포함하지 않았으며, 비사전형 공구서도 제외하였다. 논자는 한국 철학사전 편찬의 역사를 전통시대와 1945년 이후의 현대로 크게 구분하였다. 이는 사용 언어와 서양철학의 수용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먼저 전통시대의 철학사전은 유서(類書)와 고전 텍스트 사전으로 구분하였다. 아울러 그 특성 때문에 시대순이 아니라 유형별로 살펴보았다. 일제시기에 간행된 것도 한문으로 쓰여진 경우는 전통시대에 포함시켰다. 해방이후 현재까지의 시기는 1980년대를 기준으로 전반기와 후반기로 구분하였다. 이는 1980년대에 한국사회가 크게 변화하고 철학사전의 편찬도 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기 세 단계를 설정하였다. 전반기의 첫 단계인 1940~50년대는 최초의 한국어 철학사전인 백효원 역의 『철학사전』과 이재훈 편의 『철학사전』이 출간되었다. 60년대에는 대형의 『철학대사전』, 소형의 『철학소사전』, 『東洋思想事典』 등 다양한 유형의 철학사전이 출간되며 철학사전의 원형이 정립되었다. 70년대는 철학 사전이 대형 편찬물에 예속되었던 시기이다. 백과사전의 일부로서 출간되거나 세계사상전집의 부록으로 발간되었다. 후반기의 첫 단계인 80년대는 사회 운동과 이념의 시대이며, 철학사전의 편찬도 이런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 관련 사전이 출간되고 북한과 동구권의 사전이 번역되었다. 90년대는 다양화와 학술화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철학에 관련된 다양한 사전이 출간되고, 철학사전의 편찬도 학술적 성격이 강화된다. 2000년 이후는 양적 팽창과 대중화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사전이 다수 번역되고 ‘개념어’, ‘키워드’의 표제가 애용되고, 대중적 사전이 다수 등장하였다. 다양한 유형의 동양철학 사전이 출간되었다. 『우리말 철학사전』의 출간은 주목되는 사례의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철학사전 편찬의 과제와 전망을 모색하였다. 다음과 같은 주요 과제를 제시하였다. 첫째, 다양한 유형의 사전이 요구된다. 둘째, 편집과 체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학술성과 대중성의 양면에서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비사전형 공구서도 중시해야 한다. 다섯째, 한국학의 성과를 해외로 소개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그 전망은 낙관할 수 없지만 사전의 제작을 위해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