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북한의 시장이 갖는 성별화된 특성을 밝히고, 시장화에 대한 국가적 대응에서 발견되는 젠더정치와 여성 실천의 의미를 규명함으로써 시장화로 인한 북한의 젠더질서 변화의 가능성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시장 공간은 여성에게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변화를 야기하는 공간이기는 하지만, 시장 자체가 갖는 성별화된 특성으로 인해 한계를 갖는다. 시장 구조의 젠더위계, 시장 공간에 투영된 성별화된 자본의 생산과 전유 구조 등 기존 북한 사회의 젠더위계와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시장에 투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 역시 시장화에 대한 대응으로 여성에 대한 통제담론을 강화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함에 따라 여성의 변화에 대한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자체가 갖는 구조적 제약과 국가적 통제 하에서 여성은 스스로 시장을 자신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젠더질서의 변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여성들의 다양한 실천은 국가 기획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들의 새로운 활동 영역과 공간, 가치를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여성들을 자신의 삶과 가족의 미래에 대한 기획자이자 규범에 도전하는 주체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 주체의 등장은 시장을 새로운 해방적 실천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사회의 젠더질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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