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북한주민의 사고와 행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에서 제작, 상영되는 예술영화를 바탕으로 북한사회의 갈등요인을 분석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북한예술영화에 나타난 사회적 갈등양상의 유형분석을 통해 북한의 변화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가정하고; 첫째, 남북한의 사회적 갈등유형을 남남갈등과 북북갈등으로 대비시켜보고 둘째, 북한예술영화에 나타난 다양한 인물의 역할이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갈등과 모순을 표출하는지 알아보고, 셋째, 영화에 표출된 다양한 갈등요인을 북북갈등의 유형으로 분류하여 북한체제의 다원주의적 변화가능성을 설명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지 점검해보려는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대체로 북한영화는 체제에 대한 불만과 갈등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이를 감동적으로 해결하고 다시 당과 조국의 품안으로 돌아오는 식의 전개구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회주의 대가정론,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주체사상을 핵심주제로 한 대부분의 영화들은 긍정인물과 부정인물을 대비시켜 체제의 불만을 일부 소수들의 일탈적 사고 및 행동이라고 축소하고 당과 수령의 배려에 감동하여 교화되는 내용을 사회주의적 시각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영화는 자본주의적 시각에서 표출된 갈등을 주제로 부각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영화에서 나타난 인물들은 이미 자본주의적 태도, 즉 육체적 노동계급의 지위를 열등한 것으로 인지하여 무시하거나, 근면성실하게 노동하는 인물을 비판하거나, 가문과 혈통을 개인의 노력과 성과보다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본 연구의 분석대상이 북한주민의 일상생활이 아니라 영화적 기법에 따라 연출된 일상이긴 하지만, 북한주민들에 대한 계도 및 홍보의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에 나타난 다양한 갈등과 모순의 양태들은 북한의 다원주의적 변화가능성을 전망하게 한다. 영화적 재미와 감동을 위해 설정된 갈등구조라 하더라도 이미 북한주민들은 육체노동보다 정신노동을 우위에 두고 있으며, 물건을 판매하거나 해외출장이 잦은 관리직을 선호하고, 외국물품을 사용하는 가정을 부럽게 생각한다. 북한영화에서 나타나는 내부갈등의 요인을 사회주의적 시각과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면, ‘북북갈등’의 개념을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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