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으로 이주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소비자문화변용(consumer acculturation) 과정과 그 과정에서 소유물(possessions)이 가지는 문화변용동인(acculturation agents)으로서의 역할에 대하여 탐색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소비자문화변용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민속지학적(ethnographic) 방법을 통하여 총 11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을 심층면담하였다. 먼저 정보제공자들이 한국으로 이주하기까지의 이주과정과 그들이 겪은 이주 전후의 소비 경험, 그리고 북한에서 가져온 물건과 한국으로 이주하여 새로이 구매한 물건들에 대하여 상세히 기술하였다. 그리고 Berry(1974, 1980)의 문화변용 모델에 기반을 두어, 정보제공자들의 문화변용 결과를 동화(assimilation), 통합(integration), 분리(segregation), 주변화(marginalization)로 구분하였고, 그들의 소유물이 문화변용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정보제공자들의 소비 및 소유물이 소비자문화변용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었다. 우리의 정보제공자 가운데 모국의 문화적 가치와 특징을 유지하려고 하는 두 개의 문화변용 형태인 통합과 분리의 결과를 보이는 정보제공자들은 거의 없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모국의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이러한 상황은 모국과의 심리적 끈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고 더 나아가 모국의 정체성을 유지하게 하는데 장애로 작용하게 된다. 한국으로 이주 후 적극적인 소비를 하여 다소 여러 가지의 이주국 제품을 소유하고 이 물건들을 좋아하는 물건으로 선택했던 정보제공자들은 주로 동화의 문화변용 결과를 나타내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소유물이 없었던 정보제공자는 주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소비자문화변용 연구에 대한 이론적 시사점과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과 관련된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하였고, 연구의 한계점 및 향후 연구 과제를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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