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최명익 수필집 『글에 대한 생각』을 살펴보았다. 『글에 대한 생각』에는 모두 열아홉 편의 수필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글에 대한 최명익의 생각뿐 아니라 각시기의 북한 문학계의 흐름과 정치적 변화가 반영되어 있고, 이에 대한 최명익의 문학적대응이 들어 있다. 그럼에도 최명익이 남긴 수필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해금 조치와 더불어 이루어진 북한문학에 대한 관심과 성과는 대단한 것이었지만이제껏 최명익 연구가 소설에만 국한되어 왔다는 데에 이 글의 문제의식이 놓인다. 이를 위해 본고는 우선 『글에 대한 생각』에 실린 수필들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내용을요약하는 작업을 2장에서 하였다.『글에 대한 생각』에 수록된 열아홉 편의 글이 자기고백적인 수필과는 거리가 멀지만 작품 분량이 소설에 못지않다는 점에서 지금껏 소설에만치중돼 온 최명익 연구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보았다. 전반부에 수록된 여덟 편의 수필들은 전후 복구건설 및 사회주의 기초건설 시기(1953-1960)와 사회주의 전면 건설기, 천리마운동 시기(1961-1966) 당시의 북한 문학계 의 흐름과 정치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데 이 점은 3장에서 살펴보았다. 이작업을 통해서 각 시기 북한의 당 정책과 이에 대한 최명익의 문학적 대응을 살필 수있었다. 본문 4장은 『글에 대한 생각』 후반부를 중심으로 최명익의 언어의식과 작가정신을살펴보았다. 『글에 대한 생각』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최명익의 언어의식과 작가정신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필집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어 하나하나가 그정확성, 부정확성에 따라서 육체적으로까지 다른 감각을 일으킬 것 같았”다는 그의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말과 글의 바른 사용을 위한 그의 작가적 노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해방 전 예리한 시선으로 식민지적 근대의 한계를 감지하고 폭력성을 비판했던 최명익이지만 해방을 기점으로 북한문단의 중심으로 나아갔고, 문학세계 역시 변모할 수밖에없었을 것이다. 최명익은 긍정적 민중상을 발견했고, 글에 대한 열정을 인민예찬의 역사소설 쓰기에 쏟는다. 최명익은 역사소설 속에서 줄곧 “인민례찬”을 이야기했고 그 근거를우리 민족의 “의리”에서 찾았다. 최명익은 주체의 자각이 들어있는 “의리”야말로 인민중심의 역사를 추동하는 힘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급변하는 북한문학계의 변화 속에서 최명익의 인민예찬 문학론은 설자리를 잃었고 이후 그의 자취는 사라지게 된다. 중요한 사실은 급변하는 역사의질곡 속에서도 최명익이 꾸준히 작가로서의 사명을 다했다는 것이고, 그것이 글에 대한생각『글에 대한 생각』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다 찾지 못한 최명익의 작품들과 밝히지못한 그의 행적에 관한 문제는 본고의 다음 과제로 남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