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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통일을 위한 역사교육 VS. 역사를 통한 통일교육

History Education for Reunification VS. Education for Reunification through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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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기봉
소속 및 직함 경기대학교
발행기관 인문학연구원
학술지 통일인문학
권호사항 60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79-306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통일교육   #“통일은 대박이다”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역사를 통한 통일교육   #독일통일   #서방과의 통합   #신동방정책   #김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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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통일시대의 기반구축”은 ‘박근혜 정부’가 설정한 4 대 국정목표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2014. 1. 6)에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말했다. 그 이전 한국인의 통일담론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로 대변됐다. ‘소원’에서 ‘대박’으로의 변화는 통일신화의 탈주술화를 통한 합리화 과정으로의 방향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제는 통일담론의 합리화과정에 의거한 통일정책과 통일교육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냉담하다. 남한과 북한이 각기 다른 통일 개념을 갖고 있는 현실에서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는 어렵다. 통일 개념의 통일 없이는 통일은 불가능하고, 설사 기적적으로 된다고 해도 대박이 아니라 쪽박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통일 개념의 통일이 부재한 상태에서 통일교육은 반공교육의 차원을 넘지 못한다. 역사가로서 나는 일단 역사학과 역사교육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통일교육은 무엇인가를 고찰한다. ‘통일을 위한 역사교육’의 대안으로 내가 제안하는 것은 ‘역사를 통한 통일교육’이다. 내가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한반도 통일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통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에 대한 인식의 공유와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을 때, 분열된 통일 개념을 통일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한국사교과서 논쟁은 결국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과 한반도 통일문제를 둘러싼 담론투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분단이라는 원죄를 갖고 태어난 나라다. 하지만 이승만의 선택이 잘못됐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공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유래했는가?이승만은 자유를 위해 통일을 유보했다. 이승만의 선택은 서독의 첫 번째 수상 아데나워의 서방과의 통합(Westbindung) 정책에 비견될 수 있다. 아데나워는 일단 통일은 유보하고 서독부터 인권의 현실적 기반인 ‘진정한 자유’를 확립할 것을 주장했다. 서독에서 통일정책은 1969년 빌리 브란트에 의해 신동방정책(Neues Ostpolitik)으로 부활했다. 1990년 헬무트 콜 수상에 의해 이룩된 독일통일은 아데나워의 서방과의 통합, 빌란트의 신동방정책의 연속선상에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통일정책의 기본 노선은 ‘선 자유, 후 통일’에서 ‘선 평화, 후 통일’로, 그리고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후에는 자유총선거에 의한 흡수통일로 바뀌었다. 독일통일 과정에 비추어 볼 때, 한반도 통일은 어느 지점에 있는가? 이승만의 ‘선 자유, 후 통일’, 박정희의 ‘선 성장, 후 통일’, 김대중과 노무현의 ‘선 평화, 후 통일’, 이명박의 ‘선 비핵 개방, 후 통일’. 이렇듯 대한민국의 통일정책은 언제나 통일을 후순위로 놓는 방식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4대 국정기조로 설정한 것은 마침내 통일 우선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21세기 G2 시대에서 한반도는 다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남북분단 상태에 있다. 지금 한국인들은 통일을 통해 대륙과 해양의 두 문명의 가교를 넘어 허브가 되느냐, 아니면 다시 두 세력 사이에서 희생양이 되는 역사를 반복하느냐,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복잡하고 애매한 현실에서 답은 보이지 않는다. 역사에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내서 새 역사를 창조할 때,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 역사를 통한 통일교육은 이처럼 분단이라는 한반도 문제를 국민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풀 수 있는 역사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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