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중국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구술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조선족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트라우마와 그 증상을 진단하고 치유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들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다른 코리언들과 마찬가지로 ‘식민트라우마’를 근원적 트라우마로 하면서도 이를 ‘항일무장투쟁’과 ‘중국건국의 공헌자’라는 자부심을 통해서 극복해왔다. 게다가 그들은 중국으로 이주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고향상실’과 문화대혁명시기의 상처들을 조선족 문화의 자긍심에 근거한 한족과의 이항대립적 계열화, 그리고 연변조선족자치주라는 공간을 한반도로 형상화하는 전이와 응축의 기제를 통해서 극복해왔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트라우마 극복전략은 최근 한국-한국인과 만남을 통해서 ‘억압’ 또는 ‘좌절’되고 있다. 왜냐 하면 한국인들의 분단국가주의가 한국을 중심으로 하여 ‘한족-조선족’의 이항대립적 계열화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논문은 조선족들이 가지고 있는 ‘민족과 국가의 이중주’를, ①코리언들이 겪어왔던 상처로서 이해하면서 ②민족적 차원에서 ‘공감’을 만들어가면서 ③‘민족≠국가(중국), 남≠민족, 북≠민족’이라는 ‘삼중의 어긋남’을 한국인 자신의 분열이라는 성찰적 계기로 삼음으로써 민족적 합력 창출의 조건으로 전환시켜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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