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및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역내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한반도 질서의 현상 변경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북한에게는 전략적 기회의 창으로 작용하는 반면, 한국에게는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글은 미·중 패권 경쟁으로 촉발된 국제 환경 전환기 북한의 전략적 선택을 예측해 보려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미·중 경쟁의 전개 방향을 세 가지 시나리오-①열전(熱戰), ②신냉전 또는 냉평화(cold war/cold peace), ③화해 또는 콘서트 체제의 복원(detente/ concert)-로 유형화하고, 각 시나리오별로 북한의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분석의 이론적 틀로는 국제 체제 이론, 동맹 정치론, 수정주의 국가 이론을 활용하였다. 북한의 전략은 각 시나리오에서 △동맹 정책, △핵전략 및 핵태세, △대남·대미 전략 방법론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열전 시나리오에서는 북한이 사슬결박(chain-ganging)형 동맹 전략, 공세적 비대칭 확전(asymmetric escalation) 핵태세, 그리고 대북·대미 고강도 전략 도발을 통해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격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신냉전/냉평화 시나리오에서는 비용 전가(buck-passing)형 동맹 외교, 선언적 공세와 실질적 억제를 병행하는 이중 핵전략(dual nuclear strategy), 그리고 제한적·국지적 도발을 활용하는 대북·대미 저강도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해/콘서트(concert) 체제 복원 시나리오에서는 위험 분산형의 등거리 동맹 외교, 확증보복(assured retaliation)에 초점을 둔 핵 억제 전략, 한미동맹을 대상으로 도발과 유화를 병행하는 혼합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반도 안보 환경은 신냉전 시나리오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북한의 모험주의적 편승(bandwagoning) 전략은 상황을 열전 국면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중 전략 경쟁의 전개 양상에 대한 감수성과 예측 능력을 제고하고, 북한을 포함한 기타 수정주의 세력의 다층적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의 시의적절한 전략적 대책(tailored and timely countermeasures)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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